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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연말까지 7兆 풀려]
금리 낮고 마땅한 투자처 없어 풀린 돈이 다시 부동산으로

盧정부 신도시땐 2년간 60兆 보상
전국 땅값 10%, 집값 20% 올라… 서울 아파트 32% 급등 '투기 광풍'


10일 오후 찾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의 한 사거리에는 '정부의 3기 신도시 지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들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이곳은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왕숙 신도시'에 포함된 땅이다. 대다수가 농민인 이 지역 주민들은 "정부 정책 때문에 생계가 끊길 판"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올 연말까지 지구 지정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토지 보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부의 공공주택 확대 정책 영향으로 추석 이후 연말까지 수도권에서 7조원 가까운 토지 보상금이 풀린다. 3기 신도시 보상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추가로 사상 최대 규모인 45조원가량의 보상금이 집행될 전망이다. 4대강 사업 관련 토지 보상이 집중됐던 2009년보다 10조원 많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때문에 지금도 시중 유동자금이 넘쳐나는 데다 천문학적인 토지 보상금까지 풀리면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내 7兆·내년 45兆 토지 보상금 풀려

토지 보상·부동산 개발 정보 전문기업 지존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수도권 11개 공공택지에서 6조6784억원의 토지 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다. 성남 복정1·2지구(65만5188㎡), 남양주 진접2지구(129만2388㎡), 구리 갈매역세권(79만9219㎡) 등이다. 과천 주암 기업형임대주택(옛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도 지구 지정 3년 5개월 만에 보상이 시작된다. 보상금은 9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45조원에 달하는 토지 보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45조원은 지존이 토지 보상금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09년 34조8554억원이다.

이렇게 많은 보상금이 풀리는 것은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조성 사업이 몰린 영향이다. 먼저, 지난해 12월 1차로 발표된 3기 신도시들의 토지 보상이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왕숙지구·하남 교산지구, 인천 계양테크노밸리 등이다. 올해 5월 2차로 발표된 고양 창릉지구와 부천 대장지구의 보상은 2021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3기 신도시 토지에 대한 보상금만 약 3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3기 신도시 외에 의정부 우정지구, 인천 검암역세권, 안산 신길지구 등 중소 규모 공공택지에서도 뭉칫돈이 풀린다. 장기간 방치된 공원 예정 부지를 개발하는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부천 역곡지구, 성남 낙생지구, 고양 탄현지구의 보상도 시작된다.

◇부동산 과열 불쏘시개 되나

"땅으로 돈 번 사람은 땅에 또 투자합니다."

많은 전문가가 공공택지 때문에 풀리는 토지 보상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가 땅값, 집값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 논리는 과거 사례에서 입증돼 왔다.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과열을 잡겠다며 내놓은 2기 신도시가 오히려 집값 급등을 부추겼다.

60조원 가까운 토지 보상금이 풀린 2006~2007년 전국 땅값은 10%, 아파트값은 20%가량 급등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32% 급등했다. 서울 집값이 급등하는 것을 본 지방 사람들까지 투자 대열에 가세하며 '투기 광풍'이 불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과열 지역 집값을 잡기 위해 만든 신도시가 오히려 과열 지역 집값만 끌어올린다"며 비판적인 목소리까지 나왔다. 특히 당시엔 일각에서는 "총선(2008년) 앞두고 정부와 여당이 표를 얻기 위한 도구로 토지 보상금을 이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지금은 글로벌 경제가 워낙 안 좋은 데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유동자금이 주식 등 다른 투자처로 흘러갈 가능성도 낮다"며 "이번에도 결국 3기 신도시 관련 토지 보상금은 서울 등 인기 지역 집값, 땅값만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代土 활성화해 과열 막는다지만…

정부 역시 토지 보상금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대토(代土) 보상'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토 보상은 현금 대신 택지지구로 조성된 땅의 일부를 보상받는 제도다. 정부는 먼저 대토 보상 관련 절차를 간소화해 2~3년 걸리던 계약 기간을 1~2년으로 단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많은 택지지구가 농지(農地)이기 때문에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원주민들은 택지지구 내 토지보단 대체 농지를 살 수 있는 현금을 선호한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농민 입장에서 대토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snoopy@chosun.com]


 

                                                                                 

 

 

 

                             

택지지구 등 20조5000억, SOC 1조5000억 풀려
10년 내 최대 규모 토지보상…주변 집값 자극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한국도로공사는 설 연휴가 끝나고 서울∼세종 고속도로 중 안성∼구리 구간 보상에 3229억원을 쓰기로 했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토지보상도 1107억원 집행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말 착공식을 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보상을 시작한다. 일산∼삼성구간 보상비로 718억원을 배정했다.

7일 토지보상 전문기업 지존에 따르면 설 연휴가 끝나고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공공택지지구, 산업단지 등을 건설하기 위한 토지보상비가 22조원 규모로 풀린다. 2010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은 토지보상비다.

먼저 SOC 사업을 위한 보상이 1조5000억원 규모로 시작한다. 고속도로는 18개 노선에서 약 9991억여원의 보상이 이뤄진다. 가장 규모가 많은 안성~구리구간과 새만금~전주 구간 외에도 수도권 제2순환(김포∼파주간) 고속도로(850억)와 광주∼강진 고속도로(861억) 사업을 위한 보상도 시작된다.

국도 건설사업으로 전국 83개 노선에서 2226억여원의 보상비가 나온다. 충청내륙1 국도건설 사업(444억5000억원), 천안시 국도대체우회도로(서북∼성거) 건설공사(150억원) 등의 보상금이다.

철도사업으로는 고속철도 3개, 광역철도 5개, 일반철도 15개 등 총 23개 노선에서 보상이 시작된다. 총 2826억원 규모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848억원), GTX-A노선 일산∼삼성구간(718억원), 서해안 복선전철 건설사업(718억원)과 이천∼문경(274억5천만원) 등의 노선에서 보상이 이뤄진다.

SOC 보상금 외 올해 공공택지지구와 산업단지, 뉴스테이 사업 등을 통한 보상비는 20조5000억원 규모나 된다. 수도권이 14조5775억원으로 가장 많고, 경남(1조9848억원), 충청(1조7114억원), 대구 경북(1조461억원) 전라(9326억원) 순으로 토지보상이 많이 이뤄진다.

수도권에선 고양에서 2조원, 김포에서 1조3000억원 등이 풀린다. 고양 장항 공공택지지구에서만 1조원이 넘는 토지보상이 진행 중이고, 올 6월 방송영상문화 콘텐츠밸리와 일산 테크노밸리에서 각각 5000억원 규모의 토지보상이 이뤄진다. 과천에서도 과천주암 뉴스테이 보상 작업이 시작되며, 성남 복정지구, 금토지구 등에서도 협의 보상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올해 토지보상 계획엔 최근 정부가 선정한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면제 대상 사업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2∼3년 후 예타 면제 대상과 수도권 3기 신도시의 보상이 시작되면 토지보상금으로 시중에 풀리는 뭉칫돈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주변 부동산 시장이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지난 2006~2007년과 2009~2010년에 30조원 안팎의 보상금이 풀리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이 폭등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주변 토지나, 주택으로 재투자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올해 부동산시장을 움직일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